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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빛깔, 맑기와 무게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요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물이 건강과 직결된다고 생각해 아무 물이나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물의 맛과 빛깔, 맑기와 무게 등으로 구분해 밥 짓는 데, 차 끓이는 데, 약 달이는 데, 난 키우는 데 등 용도에 따라 골라 쓸 줄 알았습니다.<동의보감>에 나온 물을 소개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물을 맛과 빛깔, 맑기와 무게 등으로 구분해 밥짓는 데, 차 끓이는 데, 약 달이는 데, 난 키우는 데 등 용도에 따라 골라 쓸 줄 알았습니다. 율곡 이이는 물맛을 보고 무거운 물과 가벼운 물을 가렸으며, 가벼운 물은 덕심을 해친다 하여 무거운 물만 골라 마셨다고 합니다. 또 물에는 둥근 것과 모난 것이 있다면서 둥근 물은 술 빚는 데 쓰고 모난 물은 약 달이는 데 썼습니다.
허준은 <동의보감> ‘수품론’에서 물을 무려 서른세 종류로 분류해놓았습니다. 그리고 ‘탕액 편’에는 각각의 약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약재 중에서 가장 먼저 다룬 것이 산삼도 아니고 녹용도 아닌 약에 쓰는 물입니다. 물에 대한 설명 첫머리에 “사람의 영양은 바로 물과 음식에 의해 이루어지며, 사람의 건강과 수명에 물이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적었습니다. 우리만큼 좋은 물을 사랑하고 감식하는 능력이 뛰어난 나라도 없을 겁니다. 물에 대한 설명 하나에서도 자연의 이치와 사람의 이치를 같은 관점에서 바라본 선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정화수(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
- 이 물의 맛은 마치 눈이 녹은 물처럼 달며 독이 없어 약을 달이는 데 썼습니다.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것도 없애고 얼굴빛도 좋게 하며 눈에 생긴 군살과 예막을 없애며 술을 마신 뒤에 생긴 설사도 낫게 합니다.
- 한천수(찬 샘물)
- 새로 길어다 독에 붓지 않은 우물물을 말합니다. 맑고 깨끗하며 아무것도 섞이지 않았기 때문에 약재 달일 때 사용하며,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달며 독은 없습니다. 소갈, 반위, 이질을 치료하는 데 사용합니다.
- 국화수(국화 밑에서 나는 물)
- ‘국영수’라고도 부르며 따뜻하고 맛이 단것이 특징으로 이 물을 마시면 장수한다고 합니다. 어지럼증에 좋으며 쇠약한 것을 보하고 얼굴빛이 좋아지게 합니다.
- 납설수(섣달에 내린 눈이 녹은 물)
- 차고 맛이 달며 열을 다스리는 데 사용합니다. 또 눈이 충혈됐을 때 이 물로 씻으면 붉은 기가 사라지고 해독 기능이 있어 과실을 담가서 보관하면 좋다고 전해집니다.
- 춘우수(정월에 처음으로 내린 빗물)
- 음력 정월 우수에 내리는 빗물을 그릇에 받아서 약을 달여 먹으면 양기가 충만해집니다.
- 조사탕(누에고치 삶은 물)
- 독이 없고 회충을 없애는 데 쓰는데, 고치 삶은 물이 벌레를 죽이기 때문입니다. 주로 소갈증이나 입이 마르는 데 효과적이며, 끓여서 마셔도 됩니다.
- 냉천(맛이 떫은 찬물)
- 유난히 차가운 우물물을 말하며 깊은 우물 속 냉천수를 약간 마시면 편두통과 울화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밤중에 냉천수로 목욕을 하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경우가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소개한 물>
- 장수(좁쌀죽의 웃물)
-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은 달면서 시고 독은 없습니다. 갈증을 멎게 하고 곽란과 설사 그리고 이질을 낫게 하며, 답답해지는 증상을 없애고 지나치게 졸리는 것을 막아줍니다.
- 요수(산골에 고인 빗물)
- 무근수라고도 하는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산골짜기에 새로 판 구덩이에 고인 빗물을 말합니다. 흐르지 않고 흙 기운이 들어 있기 때문에 비장를 고르게 해 음식을 잘 먹게 하고 중초의 기운을 보하는 약을 달이는 데 쓸 수 있습니다.
- 열탕(뜨겁게 끓인 물)
- 성질은 평하여 맛은 달고 독이 없습니다. 양기를 북돋아주고 경락을 통하게 하므로 냉비증에 걸렸을 때 다리와 무릎까지 담그고 땀을 내면 좋습니다. 물을 뜨겁게 끓일 때는 100여번 끓어올라야 합니다.
- 동상(겨울철에 내린 서리)
- 성질이 차고 독이 없습니다. 닭의 깃으로 서리를 모아서 사기그릇에 담아두면 오랫동안 마실 수 있고, 술로 인해 생긴 열, 얼굴이 벌겋게 되는 것 등 열로 인한 질병을 치료할 때 씁니다.
- 물을 담아두는 물독대
- 법도 있는 집에서는 장독대 말고 물독대를 따로 두어 사시사철 내리는 천수(天水)를 받아두었다가 용도에 맞게 쓰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입춘 전후에 받아둔 빗물을 ‘입춘수’라 하여 이 물로 술을 빚어 마시면 아들 낳고 싶어 하는 남편의 기운을 왕성하게 해준다고 믿었습니다. 또 가을 풀섶에 맺힌 이슬을 모은 물을 ‘추로수’라 하여 이 물로 엿을 고아 먹으면 100가지 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른 새벽 백화(百花)에 맺힌 이슬을 털어 얼굴을 씻으면 기미가 없어지고 혈색이 좋아질뿐더러 살결이 부드러워진다 하여 특히 여인네들이 각별히 아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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